뮤지컬 쓰릴미 - 인간 욕망의 심연을 탐구해보자

뮤지컬 쓰릴미 포스터

 
 
어릴적 저는 추리소설에 열광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연이어 읽고.. 소년탐정 김전일, 명탐전 코난을 파고들면서 사용된 트릭과 범죄도구는 무엇인지 진지하게 범인을 찾곤 했었습니다.
아직까지도 범죄물은 저에겐 흥미진진한 장르입니다.
특히 실화원작이라면 극악무도한 범인들의 결말까지도 놓칠수 없죠.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의 재구성

뮤지컬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두 남자의 복잡한 관계를 통해 권력, 지배, 그리고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를 탐구합니다. 이야기는 "나"와 "그"라는 익명의 두 인물의 대화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플래시백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그"는 카리스마와 지능으로 "나"를 조종하며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하도록 유도합니다. 반면, "나"는 "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과 불안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범죄는 완벽한 계획처럼 보였으나, 예기치 못한 실수와 심리적 균열로 인해 결국 파국에 이릅니다.

심리적 복합성을 가진 인물들

1. "나" (리차드 레오폴드): 내성적이고 감정적으로 의존적인 인물. "그"에게 인정받기 위해 도덕적 한계를 넘는 선택을 합니다.
2. "그" (네이선 로브): 뛰어난 지능과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로, "나"를 조종하며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두 인물은 서로를 필요로 하면서도 파괴적인 관계에 얽혀 있으며, 그들의 복잡한 심리 상태는 관객에게 긴장감과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대표 배우

뮤지컬 '쓰릴 미'는 두 명의 배우만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이들의 연기력과 가창력이 작품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 "나" 역: 김무열, 강필석 등 깊은 내면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들이 참여하며, 감정의 미세한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 "그" 역: 조형균, 정성화 등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들이 맡아 캐릭터의 지배적인 성격을 완벽히 소화합니다.

이들의 열연은 관객으로 하여금 극 중 인물의 심리에 몰입하도록 이끕니다.

긴장감과 서정을 넘나드는 음악

뮤지컬 '쓰릴 미'의 OST는 주로 피아노와 현악기 중심으로 이루어진 최소한의 악기 구성으로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인물의 심리를 과도한 편곡 없이 섬세하고 간결하게 표현하며 인물의 감정을 전달합니다.

1. "Roadster": 두 인물이 범죄를 계획하며 느끼는 흥분과 긴장감을 담은 곡.
2. "My Glasses": 사건의 결정적 단서가 되는 안경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심리적 고백.
3. "Thrill Me": 작품의 하이라이트로, 두 인물의 관계와 욕망이 절정에 달하는 장면에서 연주됩니다.

피아노의 단순한 선율과 현악기의 긴장감 넘치는 음색은 심리적 갈등과 비극적 분위기를 극대화하여 관객의 감정을 사로잡습니다.

실제 사건: 레오폴드와 로브 사건

뮤지컬 '쓰릴 미(Thrill Me)'는 1924년 미국 시카고에서 발생한 레오폴드와 로브의 유괴 및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이 사건은 두 명의 천재 청년, 나단 레오폴드와 리처드 로브가 "완벽한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목표로 14세 소년 바비 프랭크스를 유괴하고 살해한 충격적인 범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레오폴드와 로브는 자신들의 높은 지능과 특권 계층의 지위를 이용해 완전 범죄를 설계했습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법과 도덕을 초월한 존재라고 믿으며, 인간 생명을 도구로 삼아 우월감을 증명하려 했습니다. 계획은 치밀했으나, 레오폴드가 범죄 현장에서 안경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저지르며 사건의 실마리가 드러났습니다.
체포된 두 사람은 범행을 자백했으며, 재판에서는 사형 선고가 예상되었으나, 변호사 클라렌스 대로우가 이들의 나이와 심리적 상태를 강조하며 종신형으로 감형받도록 설득했습니다. 이 사건은 법학과 심리학 분야에서 중요한 논의의 대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관련 작품

뮤지컬 '쓰릴 미'는 레오폴드와 로브 사건을 바탕으로 하며, 해당 사건은 수많은 영화와 문학 작품의 영감이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관련 작품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영화 "로프 (Rope)"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작품으로, 레오폴드와 로브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완벽한 살인을 추구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실시간으로 전개되는 긴장감 넘치는 연출이 돋보입니다.

영화 "컴펄션 (Compulsion)"

1959년에 제작된 영화로, 사건을 보다 사실적으로 재구성하며 두 주인공의 심리를 깊이 탐구합니다.

소설 "이상한 놈 둘 (Two Strange Men)"

레오폴드와 로브 사건을 픽션 형식으로 각색한 소설로, 두 인물의 복잡한 관계와 범죄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합니다.

심리 스릴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

뮤지컬 '쓰릴 미'는 최소한의 무대와 두 명의 배우로도 관객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작품입니다. 인간 심리의 어두운 이면을 정면으로 다루며, 관객에게 강렬한 여운을 남깁니다.
심리 스릴러와 인간 본성에 관심이 있다면, 뮤지컬 '쓰릴 미'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범죄 이야기를 넘어, 인간 관계와 욕망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합니다.